[후기] 돌아보니 보람찼던 2025년 회고록


개요

최근 3~4년 간 한 해를 정말 바쁘게 살아왔던 것 같다. 여러 개발 활동, 취업 준비, 회사 적응 등등… 억지로 한 일은 하나도 없이 전부 즐기면서 했지만 하루하루 정말 바쁘게 보냈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딱히 그런 느낌도 없었고 연말이 되어도 올해가 별로 한 것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생각해보니 2025년은 내가 처음으로 안정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취업도 마무리되고, 회사 생활도 2년차에 접어들어 어느 정도는 안정되니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인지 내가 실제로는 이것 저것 했음에도 올해가 정신없고 바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 같다. 그에 대한 부수 효과인지 살도 엄청 쪘다. 나는 절대 이런 몸무게에 평생 도달하지 못 할 줄 알았는데…

2025년 회고록을 쓰기 전에 올해가 너무 무난하다고 느꼇던 탓에 걱정을 안고 기억을 되짚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무언가 많이했고 나름의 목표도 달성했었다! 올해 내가 어떻게 지내며 무엇을 달성했고 내년엔 어떻게 살아갈지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작년 목표 전부 달성?

2024년 회고록 마지막 문단에서 나는 2025년 목표를 아래와 같이 야심 차게 세웠다. 정말 말그대로 야심찬 계획이었고, 힘들겠지만 내년 안에만 성공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느낌으로 세웠던 목표였는데… 어쩌다보니 전부 다 달성했다! 하나 빼고 말이다. 그런데 그 실패한 하나가 정말 애매해다… 한 번 살펴보자.

2024년 목표 2025년 달성 현황 성공 여부
운전하기 (자차 마련할 수 있으면 더 좋음) 운전연수하고 중고차까지 뽑아서 애정있게 잘 타고 있다!
안드로이드 관련 컨퍼런스 연사자로 참여해보기 사내와 외부에서 총 3개의 컨퍼런스에 연사자로 참여했다!
블로그에 기술 관련 글 5개 이상 포스팅하기 개인 블로그에 5개, 그리고 사내 기술 블로그에도 1개 투고했다!
직접 오픈소스 하나 개발하고 publishing 해보기 KMP 인앱브라우저 라이브러리 KInAppBrowser 를 출시했다!
회사 업무 프로젝트 구조 완전히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 성장하기 완전히 파악..? 주도적으로 일하기…? 🤔

마지막 목표는 정말 마지막에 쓴만큼 애매하고 추상적이면서 포부있게 썼던 것 같다… 지금와서 보니 어떻게 해야 저걸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올해는 좀 더 명확한 기준의 목표를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목표에 대해서 나의 올해 회사 생활과 함께 몇 가지 적어볼만한 것이 있다.


나는 좋은 팀원이 되었을까

1년 전의 나는 1년만 더 있으면 프로젝트 구조를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나보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회사 프로젝트를 완전히 파악하는건 정말 정말 어렵다!

완전히 파악했다는 발언은 현재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세워올리신 나의 리더님을 빼고는 아무도 쉽게 내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작년과 비교하면 업무에 대한 역량이나 이해도는 확연히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파악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의 의미는, 1년 전의 나를 생각한다면 아마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할 줄 아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 같다. 즉, 이슈가 제보되기도 전에 먼저 파악해서 수정한다던가, 모두가 모르고 있거나 미루고 있던 개선 작업을 직접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등의 자세이다. 그런데 이것도 정말 쉽지 않다. 관련해서 사수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게 1~2년차가 뚝딱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업무에 대한 시야가 정말 넓어야지만 위 일을 해낼 수 있는 것 같다. 해당 팀에서의 업무적인 인사이트와 개인 개발 퍼포먼스는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결론은 이렇다.

코딩만 잘한다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게 아니다. 짬이 차야한다!

그렇다. 일단 짬이 차야할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짬이 차면 나도 뭔가 보일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그런데 주도적인 것과 적극적인 것은 다르다. 올해 회사 업무적으로 제일 아쉬운 점은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 조차 잘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적극적이라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일을 넘어서 팀이 공통으로 해결해야 하거나 다른 팀원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서 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올해 나는 너무 나에게 주어진 일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일 잘하는 개발자, 같이 일하고 싶은 개발자는 결국 팀원을 일을 덜어주는 개발자다. 내 이슈를 잘 쳐내는 것도 물론 팀원의 일을 덜어주는 일이지만, 주위를 둘러봄으로써 충분히 더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내가 회사에서 받은 평가는 퍼포먼스는 뛰어나지만 적극성은 부족했다로 한 줄 요약할 수 있다. 내년에는 좀 더 적극적이고 참견하는 팀원이 되어보려 한다.

반면에 퍼포먼스가 뛰어났다는 평가는 나도 납득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올해를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큼직한 기능들을 맡았었고, 그에 대한 성과 또한 스스로 만족스러웠고 인정도 받았다. 이러한 작업들을 맡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재미도 붙게 되었다. 사실 회사에 첫 입사한 이후 1년 동안은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올해 비로소 재미를 느끼게 되어서 의미가 있었다. 일이 재밌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기에!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더 큰 재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경력 면접을 두 번이나 봤다

팀원 분들께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사실 난 올해 두 번의 경력 면접을 봤다. 토스의 3년 이하 Android Developer 포지션, 그리고 당근의 5년 이하 Android Developer 포지션에 지원했었다. 두 전형 모두 서류와 1차 기술 면접까지 통과했고, 토스는 2차 과제 전형 면접에서 떨어졌고 당근은 약 일주일 뒤에 최종 컬쳐핏 면접을 앞두고 있다. 이직을 원해서 본 면접이 아니었다. 현재 나는 SDK 개발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일반적인 서비스 조직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을 접할 기회가 없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나도 언젠가 SDK 개발이 아닌, 그리고 이 조직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신기술들을 점점 멀리하다보면 평생 SDK 를 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직접 모의 이직을 해보기로 했었다. 내가 아직 서비스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만족할 수 있는지, 내 수준이 어느정도 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분명 이직 경험을 통해 나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능 전에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는 것이 굉장히 도움되는 것처럼 말이다.

먼저 토스의 경우 과제 면접에서 굉장히 당황했다. 1시간 동안 주어진 과제를 완성하고 프로젝트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아무런 프로젝트 템플릿 준비를 해두지 않았었다. 즉 문제를 받자마자 읽을 새도 없이 새 프로젝트를 만들고, retrofit 과 hilt 의존성을 추가하는데… hilt 의존성을 추가하다가 ksp 관련 버전 의존성 문제가 생겼었는데 여기서 약 시간을 40분 정도 잡아먹었다. 나도 이해가 안됐다. 아무리 해도 왜 대체 안 됐을까… 결국 과제를 거의 완성하지 못하고 그대로 제출했다. 참고로 과제는 시간이 1시간인 만큼 그리 어렵지 않아서 더욱 억울했다. 문제는 과제 이후에 면접관들과 화상으로 진행했던 과제를 리뷰하며 면접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마치 공개 처형을 당하는 기분이었고,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코드 품질은 커녕 이거 하나 조차 시간 내에 구현을 거의 못하다니… 딱히 템플릿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변명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 구현된 게 없었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질문하기도 굉장히 난감해했다 ㅋㅋ. 그 뒤로는 일반적인 기술 질문이 이어졌는데… 질문 깊이에 조금 충격을 먹었었다. 생각보다 정말 딥하게 물어보고 집요했다. 그런데 내가 느낀 감정은 너무 집약적인 질문으로 인한 반감보다는, “왜 내가 이걸 평소에 궁금해하지 않았지?”였다. 아무래도 난 지금까지 겉핥기식 공부를 해온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그렇게 질문 공새를 받다보니 과제를 끝내지 못해 억울해했던 기억은 나지도 않았다. 그저 왜 내가 이걸 몰랐을까… 왜 궁금해하고 더 찾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 뿐이었다. 그렇게 2차 기술 면접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떨어졌다. 하지만 이게 나에겐 정말 큰 성장 요소가 되었다. 그 뒤로 조금 더 의식해서 깊이 파고드는 공부를 하게 되었고, 내가 어떤 부분의 지식이 부족한지도 알게되어 이를 보충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너무 보기 잘한 면접이었다. 토스는 내가 한 번 쯤 가보고 싶기도 한 기업이라, 추후 기회가 생기면 또 도전해보지 않을까 싶다.

당근의 경우에도 1차 기술 면접까지 통과할 수 있었다. 당근은 간단한 라이브 코테를 진행한 뒤, 해당 코테에 대한 질의 응답을 하고 그 이후에는 모두 내 이력서 기반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모두 나의 현재 회사에서의 경력에 대한 질문이었다. 네이버에서 광고 SDK 를 개발하면서 담당했던 역할, 마주했던 이슈 등등 정말 세세하게 질문 받았다. 물론 안드로이드 관련 기술 질문들도 많았지만, 내가 일한 내용 자체를 물어보는 질문이 많았다. 토스와는 굉장히 상반되는 분위기였다. 토스가 쉴새없이 기술 질문 공새를 이어간다면, 당근은 내가 회사에서 무엇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물어봤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훨씬 덜 부담되는 면접이었다. 면접관 분들도 굉장히 밝고 친근한 인상이었고, 당근 회사 분위가 자체도 그래보였다. 면접을 보러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사내에서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과 귀여운 주황색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사람을 보았는데, 굉장히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기술 관련 질문에 그렇게 잘 대답한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1차 기술 면접을 합격했다. 내가 네이버에서 했던 작업들에 대해 2시간 동안 떠든 보람이 있었던걸까… 그렇게 다음 주에 최종 컬쳐핏 면접을 앞두고 있다. 본래 목적이 경험을 위한 모의 이직이었기 때문에, 최종 합격한다고 해서 가ㄹ지 말지는 좀 더 고민해보려고 했다. 그 당시에는 네이버에 남아있으려는 마음이 더 크고, 처우 협의까지 한 뒤에 결정하려고 했었다.

마침내 컬쳐핏 면접을 보았고 굉장히 순조로웠다. 대답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은 크게 없었고, 팀원들과 일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에 대한 대처나 내가 평소에 프로덕트에 얼마나 깊게 고민하는지, 그리고 왜 당근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질문 등이 나왔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거는, 면접관 중 한 분이 내가 현재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덕지 서비스를 알고 계셨다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 그리 완성도가 높지 않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부끄러워면서도, 기쁜 마음도 있었다. 컬쳐핏 면접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당근에서 일하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았다. 처우까지 괜찮으면 정말 이직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컬쳐핏 면접을 끝내고 후련하게 집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으려던 중 갑작스레 합격 문자가 왔다. 컬쳐핏 면접이 끝난지 1시간만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직에 대해선 아직 깊게 고민해본 적이 없기에 기쁘기 보다는 덤덤했었다. 그저 처우까지 확인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다음 전형은 레퍼런스 체크였는데, 해당 과정을 처음 진행해봐서 신기했다. HR이 내 전 직장 동료들에게 나와 함께 일한 경험에 대해서 묻는 전형이다. 나는 현재 회사가 첫 직장이었기에, 전에 인턴을 했던 카카오 브레인 동기들 연락처를 제출했다. 그렇게 레퍼런스 전형까지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처우 제의를 받게 되었다.

이 이후로는 2026년 1월의 일이지만, 2025년 12월부터 벌인 일이므로 이 후기에 담으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본 이직에 대한 고민은 2025년과 2026년을 통틀어 가장 고민되던 순간이었다. 당근으로 이직을 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늦게 잠들더라도 일찍 잠이 깨버리는 나날을 2주 가까이 보냈다. 당근이 제시한 첫 보상안은 나에겐 조금 아쉬운 제안이었다. 따라서 깊게 고민해보았으나 결국 거절했다. 하지만 그 뒤로 당근에서 나의 컬쳐핏 역량을 높게 평가해 더 상향된 보상안을 제시해주었다. 나 또한 당근에서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고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혹했었고, 당근에서도 내가 배치될 팀의 팀원과 커피챗 자리를 마련해주는 등 애써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 결국 그렇게 당근으로의 이직을 결심하고 입사일을 확정한 뒤 현 회사의 리더분께 말씀드렸는데, 예상치 못하게도 나를 굉장히 설득하셨다. 설득의 주된 방향은 외부가 아닌 네이버 안에서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 내 커리어나 보상적인 차원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네이버라는 회사에 굉장히 애정이 있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어서 또 굉장히 흔들렸다. 처음 이틀 정도는 마음이 굳건했으나 결국 리더님의 지속적인 말씀이 내 마음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결국 송구하게도 당근 쪽에 입사일 까지 확정했지만 다시 거절 메일을 보내고, 이로써 당근으로의 이직 사건은 완전히 마무리 되고 네이버에서 내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최종 결정했다.

내가 이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애초에 나 자신이 이직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로 이직을 원하고, 정말로 당근을 간절히 바랬다면 아마 최종 합격 문자를 받고 방방 뛰지 않았을까 싶다. 합격을 해버리는 바람에 일시적인 뽕에 취해 덜컥 이직해버리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나는 사실 내가 이직을 하게 된다면 두번째 회사로 토스를 생각하고 있다. 토스는 채용 페이지를 둘러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당근은 그렇지 않았고, 만약 내가 1년 뒤에라도 토스를 갈 수 있다면 지금의 당근은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내가 지금 당근으로 이직한다면 최소 2~3년은 다니고 나서야 이직을 준비하게 될텐데 이 기간 또한 기회 비용이 될 것이다. 처음에 생각했을 땐 당장 당근으로 이직했을 때 일도 재밌어지고 돈도 더 받게 되므로 안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굉장히 단편적인 생각이었고, 아직 급할 게 전혀 없으니 적어도 1년 정도는 기다려보면서 더 좋은 기회를 노려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아직 올해 안에 이직을 할지, 아니면 네이버에서 또 다른 커리어를 이어나갈지 정해진 건 없다. 지금 팀에서 우선 더 여유롭게 지켜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 팀에 계속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결국 내 팀원들과 리더분께 내가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너무나도 많이 밝힌 상황이라, 계속 이 팀에 있기 보다는 나에게 좀 더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민없이 기회를 잡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일을 벌릴대로 벌려놓고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팀을 이동할 수 있는 초석을 깔아두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한 가지 다행인건 뭐가 됐던 당근을 포기했던 건 딱히 후회되지 않는다. 날 잡아주셨던 리더분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우열곡절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두 채용 전형 경험 모두 정말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당근 토스의 면접을 경험해봤다면 이제 웬만한 이직 면접은 두렵지 않을 것만 같다. 배운 것과 느낀 것이 너무 많은 두 면접이었고, 정말 두 회사가 왜 개발자들 사이에서 일하기 좋고 성장하기도 좋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당근 전형에서는 처우 협의 단계와 이직 통보에 대해 경험하고, 심지어 퇴사 절차까지도 알아보게 되는 경험이었다. 이 경험들이 언젠간 큰 거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은근 개발 활동을 많이했다

올해는 정말 개발 활동을 별로 안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은근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개발 관련된 목표를 전부 달성했다.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2025 NAVER Engineering Day 발표
  • NAVER D2 기술 블로그 글 기고
  • GDG Korea Android super.init 행사 발표
  • Kotlin User Group KMP Meetup 행사 발표
  • KInAppBrowser 라이브러리 출시
  • 개인 프로젝트 모목지 앱 개발
  • 사이드 프로젝트 덕지 앱 개발
  • 기술 블로그 쓰기

취준생때부터 컨퍼런스에서 연사자로 발표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었는데, 무려 3번의 발표를 했다! 내년에는 드로이드나이츠와 같은 더 큰 행사에서 발표를 해보고 싶고, 사내 기술 발표회는 앞으로 매년 꾸준히 참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도 드디어 라이브러리를 개발하고 출시했다! 비록 회사에서 SDK 를 개발하고 있지만, 역시 나만의 maven central 계정과 네임스페이스로 라이브러리를 배포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현재 “뎍지”를 계속 진행 중인데, 아마 큰 이변이 없다면 당분간은 이것만 진행하지 않을까 한다. 덕지는 한 번 팀원들이 모두 물갈이되어 내가 기존의 프로젝트 코드를 이어 받아 유지보수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코드 베이스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서 약 4주간에 걸쳐서 새로 다시 만들었다! Compose 와 멀티 모듈, gradle convention plugin 등 내가 원하는 여러 기술 스택들을 새로 도입했다. DAU 가 약 500 정도나 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주고 있는 서비스인데, 이제 조금 더 애정을 갖고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운전한다!

작년부터 부쩍 운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운전은 정말 나에게 크게 느껴졌다. 어떻게 저 위험한 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크게 다치는 극한의 상황이 아닌지… 정말 걱정이 많았는데, 마침 5월에 연휴 기간이 있어 이 때를 틈타 운전 연수에 도전했었다. 연수를 예약하는 것도 떨렸고, 첫 연수 전날에도 정말 떨렸다. 그런데 막상 첫 날 운전대를 잡고 악셀을 밟으며 운전을 하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굉장히 할만했고 오히려 연수날이 기다려졌었다. 4주동안 약 4번의 연수를 거치고, 2번 정도 추가 강습을 하고 운전 연수를 졸업했다. 마지막까지 주차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직접 부딪혀봐야 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운전 연수가 끝나고나니 이제 내가 운전해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렌트카를 무진장 많이 이용하게 됐다. 주말만 되면 평소에는 갈 수 없었던 근교를 향해 렌트카를 끌고 갔고, 평일에도 종종 운전 생각이 나서 빌리곤 했다. 초보 운전 딱지도 쿠팡에서 사서 매번 차에 붙이고 다녔다. 그러다가 결국 하루는 사고를 내고 마는데…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고 멍청하게도 파킹을 하지 않은 채 차에서 정신없이 내려서 차가 길가에 세워져있던 오토바이를 박는 사고였다. 그럼에도 운전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끊임없이 렌트를 하게 되는데…

그런 나에게 드림카가 생겼었다. 말도 안되는 금액의 차량이 아니라, 실제로 범접 가능한 수준이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 중고로 살 수는 있는 차였다. 바로 쉐보레 말리부라는 차량인데, 도로에서 가끔 보면 멍하게 쳐다보게 될 정도로 디자인이 정말 이뻤다.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자기 전에 중고차 앱에서 말리부 차량을 아이쇼핑 하다가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평소처럼 중고차 아이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매물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색상도 딱이고, 1인 소유에, 완전 무사고에, 가격까지 착한 말리부가!

그렇게 한 30분을 고민하다가… 새벽 2시쯤에 구매 예약 문자를 넣게 되었다. 지금 문자를 보내지 않으면 당장 내일 아침에 팔려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판매자에게 연락이 왔고, 바로 일시불 현금으로 지르게 되었다. 손이 떨리거나 그러진 않았고 빨리 내 말리부를 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비싼 차가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싼 차에 속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도 구매 사실을 알렸는데 큰 반응은 없었고 잘했다고 하셨다.

그렇게 머지않아 이틀 정도 뒤에 내 말리부가 집 앞에 도착했고, 그렇게 난 드디어 말리부 오너가 되었다! 하늘색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말밤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지금도 말밤이와 보면 그 아름다운 자태와 빛깔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얼마나 가려나… 초보 운전 딱지는 렌트카 시절에 붙이고 다녔던 그 딱지를 그대로 붙였다. 이제 차를 바꿀 때마다 뗏다 붙였다 하는 일이 없어서 너무 편하다! 당장 저번 주에도 여행을 갈 때 공항까지 자차를 이용했다.

운전도 너무 재밌다. 깨달은 건데, 나는 운전을 좋아하고 특히 속도감을 조금 즐기는 타입인 것 같다. 처음엔 굉장히 안전 운전을 했었는데 요즘엔 조금만 차선이 막히면 이리저리 차선을 옮기고 앞이 뻥 뚫려 있으면 나도 모르게 밟게 된다. 그렇게 지금은 네비게이션 점수가 60점대이다. 보험 할인 받아야 하는데… 큰일이다.

앞으로 4~5년 정도 탈 계획을 갖고 있다. 슬슬 주행거리가 10만km 가 다 되어가는데, 이때 여러 부품들을 교환해 줄 생각이다. 차 정비도 굉장히 재밌다! 물론 내가 직접 정비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부품들이나 교체 시기를 말리부 카페에서 찾아보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롭다. 아주 어릴 때도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 인가보다.


주식은 이렇게 하면 안 돼

올해는 정말 무난하고 성공적인 해였다. 주식만 빼면 말이다.

정말 1년 내내 주식으로 고통받은 해였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하락으로 내 매매 패턴이 무너지게 되고, (사실 이 때가 매수 기회였다) 한 번 패턴이 무너지니 1년 내내 꼬였다. 소위 말하는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항상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 팔았다. 아마 1년 동안 모든 매매를 내 반대로 했다면 엄청 벌었을거다. 올해 마지막 날인 지금도 주식 잔고가 처참하다! 그래서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다. 주식은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나만의 주식 매매 룰을 설정했다.

  1. 급등주를 절대 하지 말 것. 우량주를 사자.
  2. 굉장히 신중하게 살 것. 끔찍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3. 상승장에 사지말고, 하락장에 팔지 말 것. 흐름을 잘 잡아야 한다.
  4. 확실한 악재가 아니라면 절대 숏을 치지 말 것.
  5. 숏은 일주일 이상 갖지 말고 수익이 나면 바로 팔 것.
  6. 확실한 호재가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사고 악재가 나오기 전까지 홀드할 것.

지금 내 잔고에 -30% 를 맞은 여러 잡주들이 있다. 빨리 이 잡주들을 구조되는대로 탈출하고, 든든한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짜고 싶다. 얼마나 생각없이 주식을 한걸까… 특히 올해는 숏으로 크게 잃었다. 올해는 주식으로 돈 못 번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불장이었는데, 나는 거기서 혼자 숏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손절하고 나니 시장이 안좋아졌다. 난 정말 **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안정적인 매매를 하려고 한다. 올해는 정말 주식으로 인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주식 생각에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 하루가 거의 1년 내내 반복됐었다. 그러다가 11월쯤 모든 것을 손절하고 내려놓았다. 그러니 다행히 정신은 좀 나아졌다. 하지만 또 하락장 기미가 보이자 조금씩 물을 타다 멍청하게도 결국 여러 잡주들에 물려버렸다.

내년부터는 제발!! 멘탈에 지장 안가는 건강하고 안전한 매매를 하자.


마무리

정말 별거 안한 한 해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돌이켜보니 보람찬 한 해였다. 이게 바로 한 해를 정리하는 글의 순기능이 아닐까. 내년에도 이렇게 여유있지만 보람찬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내년 목표를 정해보려고 한다.

  • 회사에서 내년에도 나 자신이 작년보다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끼기
  • 드로이드나이츠에서 연사자로 발표하기
  • 살빼서 정상 제충으로 돌아오고 건강한 몸 유지하기
  • 스트레스 받지 않는 주식 매매로 안정적으로 수익 올리기
  • 결혼 준비하기!

내년에도 꼭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열심히 살아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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