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길고 알찼던 2022년 회고록


개요

2022년은 어쩌면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가장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가장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길게 느껴지는 한 해였는데, 지금부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회상하고 기록해보고자 한다.


목차…?

워낙 다양한 활동을 했다보니 그동안 했던 활동 내역들을 나열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떠올린 목차는 다음과 같다.

  • 교내 프로젝트 대회
  • YAPP 20기
  •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
  • KW알리미 개발 및 배포
  • 미국 산호세 주립대 교육
  • 미국 실리콘 밸리 여행 인턴십
  • SW마이스터고 연합해커톤 멘토
  • 공개SW 개발자대회
  • 카카오 블라인드 채용 지원
  • 대학교 3학년 풀학점 학부 생활

1년 동안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교내 프로젝트 대회

교내 프로젝트 대회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바로 백엔드 기술 스택을 깊게 체험해보고 나와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2021년 SW마에스트로 활동에 참가한 이후 얻게된 가장 큰 고민은 나의 향후 취업을 위한 기술 스택을 정하는 것이었는데, Android로 확정된 지금과는 달리 그 당시에는 백엔드 또한 내가 가게 될 수도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 대회에 참가하여 백엔드로 부딪혀보자는 마음이었다.

백엔드 개발은 KotlinSpringBoot를 이용하였고, MySQLAWS 또한 이용하였다. 어느정도는 복잡도가 있는 구성이었기에 단순한 CRUD를 넘어서 AWS의 S3 버킷을 이용하거나 서버 간 통신을 구현하였다.

결론은 백엔드는 나와 맞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바일이 너무 나에게 잘 맞았다. 개발 결과물을 바로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내 결과물을 나의 스마트폰에 설치하여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기존에는 계획에도 없었던 모바일 클라이언트 개발을 프로젝트에 추가하여 백엔드를 일찍이 마무리하고 해당 서비스를 Android 플랫폼으로 개발하였다. Android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Jetpack Compose 라는 굉장히 핫한 신기술을 처음으로 사용하였고, 보편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MVVM 아키텍쳐도 스스로 처음 적용해보았다. 지금 코드를 보면 미숙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지만 이러한 과정이 훗날 Android를 갈고 닦는 과정에서 큰 밑거름이 되었다.

본 활동은 최종적으로 우수상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백엔드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잡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백엔드의 업무를 일절 모르다보니 소통 면에서 답답한 점이 정말 많았는데, 본 활동을 통해 직접 겪어 본 이후로 백엔드 직무와의 소통이 훨씬 매끄러워졌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론트-백엔드 간 이슈들이 한 눈에 보였기 때문에 다양한 팀 프로젝트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올해 정말 많은 팀 프로젝트에서 팀장을 맡았었는데, 이렇게 기술 스택을 넓힌 경험이 팀장 역할 수행에 정말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혹시 모바일 및 프론트 개발자 중 아직 백엔드에 전무한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백엔드 프로젝트를 하나 쯤은 진행해보길 추천한다!


YAPP 20기

올해 했던 가장 긴 활동은 바로 IT 연합동아리인 YAPP이다. 안드로이드를 주 기술 스택으로 잡은지 몇 달이 안된 채로 면접을 봤기 때문에 합격까지도 다사다난 했던 활동이다.

여러가지 언급할 것 없이 본 활동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얻었는데, 바로 인맥개발 기술이다. 내가 본 활동에 임하기 전 얻고자 하는 가장 큰 두가지를 온전히 얻어온 활동이라 매우 보람찼다. 활동 과정에서 나와 같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맡게되신 실력이 엄청난 현업자 분이 계시는데, 이 분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도 관심사가 맞아 꾸준히 연락 중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판이 그렇게 넓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분을 알게 되어 의미있었다.

또 이 분이 발표자로 참석한 개발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하고, 동아리 인원들 중 안드로이드 직군들끼리 안드로이드 개발 컨퍼런스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컨퍼런스들을 다니며 나도 언젠가 개발자들 앞에서 컨퍼런스를 열어 특정한 주제로 발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줄곧 갖고 있던 찰나, 내년 초에 학교에서 개발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니 컨퍼런스가 열리게 되었는데 해당 컨퍼런스의 발표자 중 한 명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YAPP 활동을 안했다면 컨퍼런스 발표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텐데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런 것 외에도 PM과 디자이너와의 협업 경험 또한 나의 인사이트를 크게 넓혀주는 등 다양한 플러스 요소들이 있었다. 활동 자체는 무난무난하게 흘러가 크게 적을 것은 없지만 여러모로 개발적인 부분에서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마치 변곡점과 같은 중요한 활동이었다.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

해커톤 참가는 본 활동이 두 번째였지만, 사실 내가 개발적으로 1인분을 할 수 있게 된 후 참가하게 된 사실상 첫 번째 해커톤이다.

첫 번째 해커톤부터 무려 팀장을 맡게 된 사정이 있는데, 본 해커톤은 진행 전에 특정 플랫폼에 아이디어를 등록하여 팀원들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팀빌딩이 진행되었다. 웬만하면 아이디어를 직접 등록하기보단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팀원에게 연락하여 팀을 꾸리려하였지만, 대부분의 아이디어들이 도저히 3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완성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단순한 아이디어와 기획은 전혀 다른 부분이었기 때문에, 기획과 최소 기능 확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터인데 기능 개발만으로도 벅찬 아이디어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결국은 내가 아이디어를 등록해서 팀원들을 구하기로 하였는데, 평가 방식을 보니 타 참가팀들의 투표가 최종 점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심사위원들 풀에 맞추기 보다는 같은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수상 가능성이 높아보여 이에 초점을 맞춘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생각난 가장 만만한 주제가 바로 MBTI였다. 이전에 SW마에스트로 활동을 같이 한 멤버와 함께 MBTI 익명 플랫폼을 만들기로 하였다가 모종의 이유로 내가 그만두게 되었는데, 아쉬움이 남아있었어서 그 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체화시켜 기획하기로 하였다.

MBTI라는 주제가 비교적 친숙하고 다른 아이디어들에 비해 필수 기능들을 명확히 기재한 덕분인지, 등록된 모든 아이디어들 중 가장 많은 컨택 덧글이 달렸다. 졸지에 내가 면접관 마냥 덧글에 같이 팀꾸리기를 제안하는 학생들의 프로필을 확인하며 마음의 드는 팀원들을 선택해나갔다.

결과적으로 3명의 모바일 개발자와 1명의 백엔드 개발자, 그리고 1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되었다. 본 기획은 백엔드의 기능은 단순하기도 하고 해커톤인 만큼 외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모바일 개발자의 수를 최대한 늘리고 백엔드 개발을 1명이 도맡도록 했다. 혼자 개발하시느라 조금 외로우셨을 것 같다 ㅠㅠ.. 그리고 어쩌면 본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디자이너 분은 정말 정말 훌륭한 능력자셨다. 본 해커톤은 최종 결과물에 프로젝트에 대한 영상을 제출해야 하는데, 마침 지원해주신 디자이너 분이 영상 제작 기술이 있다고 하셔서 바로 합류시켰다. 결과적으로 디자이너 분 덕분에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고, 오히려 개발 기술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웠다…ㅎㅎ

프로젝트 진행 과정은 정말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팀장으로써 MVP를 확정하고 3일 간의 빡빡한 일정을 짜주면, 팀원들이 모두 이에 수긍해주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뭐랄까… 5명 모두 실력 책임감 인성 3박자가 모두 겸비된 팀이었던 것 같다. 3일 동안 개발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 결과적으로 우수상이라는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 진심으로 수상을 안해도 행복한 활동으로 기억될 만큼 정말 행복하게 개발했던 것 같은데 상까지 받을 수 있었어서 정말 좋았다. 수상 이후 디자이너 분께서 해커톤 소통 플랫폼에 팀원들 한 분 한 분을 언급하며 조금은 오글거리는 후기글도 올려주셨는데 그 당시에는 정말 큰 감동을 받았었다 ㅎㅎ

또 하나의 소소한 추억으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해커톤이라 게더타운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작업에 지쳐있는 새벽에 게더타운에서 본인들의 2D 캐릭터로 잠시 땡땡이 치며 노가리 까던 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해커톤 마지막 밤이었는데 다들 넋이 나간건지 긴장이 풀린건지 무언가에 홀린 듯이 가상 공간에서 가상 폭죽같은 것들을 터뜨리며 재미있게 놀았다. 지나고보니 되게 기억에 남는다. 다행히 시상식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어 게더타운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같이 재밌게 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행복한 일들이 많았기에 회상하면 회상할 수록 쓸 게 많아진 것 같다. 결론은 정말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 대회였다!


KW 알리미

위에 기술한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과 같은 활동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학교 공지사항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내 공지사항이 등록되면 실시간으로 푸시 알림을 보내주는 어플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만들고보니 내가 혼자 쓰기엔 아까워 조금 더 제대로 다듬어 학우들에게 배포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KW 알리미이고, 현재 Play 스토어 다운로드 횟수는 500회 이상으로 상당히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고 있다. 에브리타임을 통해 홍보하였는데, 반응이 좋아 Hot 게시글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홍보글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덧글은 다름아닌 아이폰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확실히 내 주변만해도 절반이 넘는 친구들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iOS의 수요는 엄청났다. 따라서 나는 교내에서 SW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 수백명이 모여있는 톡방에 KW 알리미 iOS 개발자 구인글을 올렸고, 그 결과 훌륭한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iOS 플랫폼으로도 개발되었다.

약 한 달 정도 개발한 후 애플 App Store에 배포하였는데, 에브리타임에 홍보한 후 잠시 동안이지만 무려 실시간 인기 App 순위 6위에 등극했었다. 안드로이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많은 학우들이 사용하게 되었고,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는 예상컨데 iOS와 안드로이드를 합쳐 1000명이 넘는 학우들이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본 앱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 앞서 언급한 YAPP에서 배운 Android 기술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오픈 소스로써 코드를 당당히 공개해도 될 정도로 견고한 아키텍쳐와 트렌디한 기술들을 사용하여 개발하였고, 실제로 해당 소스 코드를 보고 안드로이드에 관심 있는 몇몇 학우 분께서 메일을 통해 기술 질문을 주시기도 하였다.

그리고 학부 2학기 때 한 수업에서 본인의 경력 사항을 어필하여 앱개발 팀프로젝트 팀원을 구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KW알리미 개발자임을 언급하니 알아주시는 학우 분들이 몇몇 계셨다. 그 중 한 분은 수업이 끝나고 나에게 악수(?)를 요청하셨다. 겉으로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행복해하며 저야말로 제 앱을 사용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KWBC라는 광운대학교 공식 방송국 동아리에서 KW 알리미 개발자 인터뷰라는 주제로 영상을 촬영하게 되어 해당 영상에 출연하게 되었다. 유튜브와 학교 TV 곳곳에 내 모습이 방송되는 날이 오다니… 무슨 일일까 싶었다.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는 한 가지 사업 아이템이 무사히 exit 한 것 마냥 KW 알리미를 개발한 보람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벤트 중 하나였다.

본 앱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꾸준히 학우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 보수할 생각이다. 서버 또한 AWS 서버리스를 이용하여 구현하였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적고, 교내 웹페이지가 대규모 수정되지 않는 이상 별다른 어려움 없이 꾸준히 서비스 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내가 만든 앱을 다른 사용자들이 사용해주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다름 아닌 내 주변의 학우들이 꾸준히 내 앱을 사용해준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뿌듯했다. 앞으로도 계속 유용하게 사용해줬으면 좋겠다!


미국 실리콘밸리

올해의 하이라이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관한 활동 내용이다.

교내에서 미국 산호세 주립대에서 주관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및 국제 프로젝트 활동 인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해당 활동 이후 실리콘밸리의 한 기업에서 원격 인턴십을 수행하게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무려 깔끔하게 방학동안 학교 돈으로 미국을 갖다오고, 휴학 없이 원격 인턴십으로 2학기 동안 학부 생활과 함께 인턴십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의외로 경쟁률이 있을 줄 알았는데, 미국에 갖다오는 것에 시간적인 부담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는지 나를 포함해서 단 두 명이 지원하게 되었고 둘이서 해외 프로젝트와 여행, 인턴십을 함께 하게 되었다.

활동 단계는 크게 3가지로 진행되었다.

  • 미국 산호세 주립대 온라인 교육 및 프로젝트
  • 실리콘밸리 기업 인턴십 교육 (2주간 미국 여행 ^_^)
  • 실리콘밸리 기업 원격 인턴십 수행

우선 산호세 주립대 교육 및 프로젝트의 경우 아쉬운 점이 많았다. 교육 내용은 UI/UX와 소프트웨어 개발과 해킹/보안, 그리고 비즈니스 마케팅까지 정말 큰 바운더리를 다룬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께서 영어로 가르쳐주신다. 얼핏보면 정말 얻을 것이 많아보이지만, 영어인 것은 둘째 치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너무 큰 영역을 다루게 되어 집중하기 힘들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선발 기준에 문제가 있어보였다. 영어가 굉장히 능숙하면서도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어야 듣기 수월한 교육이었지만, 기본적인 영어는 물론 프레임워크 하나 제대로 다뤄본 적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은 떨어졌고 프로젝트 수행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멘토 분들이 너무 비즈니스에 치중되어 있는 분들이다보니 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또한 어려움이 컸다. 개인적으로 불만과 아쉬움이 많은 활동이었다.

그 이후로 나와 함께 인턴십을 지원하게 된 동기와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인턴십 교육을 받으러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본래 인턴십 교육은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지만, 나와 그 동기는 미국 여행이라는 사실에 들떠있었기 때문에 추가로 1주일을 미국에 더 머물기로 하고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라스베가스와 LA를 다녀오기로 했다! 위에서 언급한 산호세 주립대 교육 시간 때 수업을 듣는 척하며 노션 페이지를 하나 파고 여행 계획을 같이 세우기 시작했다. 계획 세우는 것부터가 정말 설레고 재미있었다. 최종적으로는 산호세 6일, 샌프란시스코 당일치기, 라스베가스 2일, 그랜드캐니언 투어 2일, LA 4일이라는 정말 알찬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나게 된 동기였음에도 정말 즐겁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도 둘이서 여행 가면 싸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서로 성격이 잘 맞았던 것인지 둘이 배려심이 넘쳤던 것인지 정말 즐겁게 별 탈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동기가 사진 찍는 것에 미쳐있었는데 나도 덩달아 미쳐버려서 둘이 합해서 사진을 수 천 장을 찍고 왔던 것 같다.

여행에서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가 인턴십을 진행하게 될 기업의 CTO 분은 물론이고, 동기의 친구인 미국에서 장기 인턴십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동기도 소개 받고, 샌프란시스코 선셋 크루즈에서 키가 멀대같이 큰 친절하신 흑인 분과 친해져서 연락처 교환도 하고, 그랜드캐니언 투어에서 두 쌍의 신혼부부 커플 분들과 바베큐 파티도 하고, LA 게스트 하우스에서 친구들끼리 여행 온 또래 독인인들에게 신라면 한 접시 먹어보라며 끓여주기도 하였다. 또 비슷한 연유로 미국에 있었던 내 친구들도 같이 온 동기에게 소개시켜주기도 하였다. 친숙한 애들을 미국이라는 먼 땅에서 만나 라스베가스의 호텔 앞 맥주 집에서 만나니 참 감회가 새로웠다.

여러모로 정말 꿈같은 2주였다. 아마 생에 가장 기억남는 2주를 꼽으라면 별다른 고민 없이 이 2주를 고를 정도로 여러 값진 경험을 하였다. 단순한 2주 미국 여행보다는 특별한 점이 많았다. 인턴십을 명목으로 간 여행이라는 것, 본 활동에서 처음 알게된 동기와 둘이 간 여행이라는 것, 정말 많은 것을 보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난 여행이라는 것… 쓰다보니 벌써 그리워지는 그런 여행이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 수행한 원격 인턴십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우선 첫째로 원격임과 동시에 오로지 나와 동기 둘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업에서 수행하는 인턴십이라기 보단, 학부 팀프로젝트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다. 기업 업무 및 협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없었고, 단지 두 명이서 프로젝트를 한다는 느낌이었다. 둘째로는 프로젝트가 너무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에 치우쳐진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작업을 내가 맡게 되었는데, 인턴십이 단순한 팀플로 격하된 것도 모자라 개인 프로젝트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기업의 프로젝트인 만큼 하드웨어와 연동하거나 특수한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 요구 사항이 있어 나의 기술적인 면을 향상시키는 효과는 있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활동에서 가장 의미 있던 것은 2주간의 여행이었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서서 살면서 해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많은 경험들을 해보았던 것 같다. 나와 함께 그토록 의미있고 즐거운 여행을 함께 하고 2주간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동기에게 정말 감사하다!


SW마이스터고 연합 해커톤 멘토

“해커톤의 멘토?”

정말 생소한 경험처럼 들리지만 좋은 기회로 겪어볼 수 있었다. SW중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6명의 멘토들을 선정하였는데, 운 좋게 선정될 수 있었다. 여담으로 SW마에스트로 활동과 앞서 언급한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 수상이 선발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았다.

멘티들은 SW마이스터고에 재학중인 고등학생들이었다. 해당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대학교 진학이 아닌 IT 기업 취업을 목표로 고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배우게 된다. 사실 SW마이스터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 없이 멘토로 임하게 되었다.

해커톤은 광주광역시에서 진행되었고, 해커톤 시작 당일 주최 측에서 지원해준 교통비를 통해 KTX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광주광역시는 훈련소 입대 이후로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다. 광주를 처음 오는 것은 아닌데 이젠 기억도 까마득한 입대라는 끔찍한 경험이 아닌 해커톤 멘토로 다시 오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해커톤이 진행되는 호텔의 연회장에서 여러 다른 멘토로 선발된 인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SW마에스트로 12기인 나에겐 까마득한 7기 선배, 디지털노마드 삶을 경험하신 KAIST 재학생 분, 배달의 민족 개발자로 일하다가 카카오로 이직에 성공하신 분, SW마이스터고 출신으로 취업에 성공했다가 다시 대학교로 입학하였는데 알고보니 나와 동기이신 분,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이미 사업을 시작하여 해커톤 기간 내내 비즈니스 전화를 받으시는 분들 등등… 정말 만만치 않은 분들이었다. 분명 멘토로써 가르치러 왔지만 배우러 온 것 같았다

SW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수준 또한 굉장히 높았다. 솔직히 말해서 웬만한 3 ~ 4학년 학부생보다 코딩 잘할 것 같다. 물론 학부에서 배우는 코딩은 취업 환경에서 요구하는 기술 스택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개발이 익숙했다. 해커톤이 시작되자마자 알아서 뚝딱뚝딱 github 레포지토리를 만들고 notion 페이지를 만들어 기획을 정리하고 기능들을 찬찬히 개발해 나가며 중간중간 팀원들끼리 코드리뷰를 했다. 1 ~ 2교시 내내 자다가 점심시간 되면 점심먹고 친구들끼리 폰 게임을 하던 내 고등학교 생활을 생각하면 정말 이질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런 당황스러움을 뒤로한 채 어떻게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직접 여러 팀들을 찾아다니며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어보려 다녔다. 그런데 생각보다 Android 관련 질문들이 있는 학생들은 적었다. 오히려 디자이너 직무가 따로 없다보니 UI/UX에 관한 질문들을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모바일 개발자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디자인해보았기 때문에, 비록 전문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이쁘고 편리한 UI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었다.

본 활동에서 멘토라는 명목으로 고등학생들을 가르친 기억보다는, 다양하고 훌륭한 멘토들을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선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나 정도면 잘 하는 편이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려던 찰나, 전국에서 모인 나보다 나이 어린 괴물들을 보며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보다 훨씬 미친 놈들이 많구나!

해커톤 둘째 밤에 슬슬 멘토들끼리 친해져서 밤에 한 방에 모여 술을 마시게 되었다. SW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미성년자이고, 새벽에도 개발을 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신채로 질문을 받게되면 곤란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즐거웠다. 마치 급식 수련회 때 몰래 밤 늦게 안자고 술을 까는 맛이랄까… 그렇게 방에서 술 마시며 놀다가 너무 시끄럽다는 클레임이 들어오기도 하였다. 지적까지 받으니 정말 수련회 온 것 같았다(?). 다른 숙객들에게 민폐인 것 같아 결국 호텔을 나가서 본격적으로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술도 마시고 인생네컷도 찍었다. 멘토링 온게 맞나 싶었고 정말 즐거웠다. 다행히 SW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정말 훌륭해서 알아서 잘 개발하여 좋은 결과물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비록 해커톤 멘토로 참가한 활동이지만, 오히려 내가 나의 부족함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활동이었다. 첫째로 SW마이스터고 고등학생들에게 배울 수 있었고, 둘째로는 멘토로 선발된 다른 대학생 및 직장인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서로의 미래나 기술 스택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였는데 정말 즐거웠다. 언제쯤 다시 그렇게 훌륭한 인재 풀에서 대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른 취업해서 조만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개SW 개발자 대회

해당 대회는 나와 큰 친분이 있는 학교 동기와 같이 나갈 것을 작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이 친구는 AI에 정말 특출난 친구인데, 괜히 특출난 게 아니라 정말로 특출나다. 하지만 이 친구는 대외 활동에 별 관심이 없는 편인데, 공개SW 개발자 대회라는 국내에서 가장 큰 SW 대회에 이 친구와 함께 나가고 싶었다. 그렇게 약속했던 올해에 같이 나가게 되었다.

둘이서 프로젝트를 하기엔 버거워서 백엔드 개발자 한 명을 더 구해야 했었는데, 마침 우연히 교내에서 우수한 백엔드 개발자를 한 명 만나게 되었다. 무엇보다 열정과 의지가 정말 큰 친구였다. 이 친구까지 함께 한다면 정말 한 건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꼬셔서(?) 팀원으로 합류시킬 수 있었고 다행히 그 친구도 대외 활동과 스펙에 큰 관심이 있었어서 최종적으로 어벤져스 3명이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모바일 플랫폼이 굳이 필요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Android를 주로 개발하는 나는 고민에 빠졌었는데, 고민 끝에 Kotlin multiplatform 을 사용해보기로 하였다. 생소하지만 Kotlin은 사실 multiplatform 환경 개발을 최근에 밀고 있다. Compose 라는 UI Toolkit 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 뿐만 아니라 데스크탑 앱과 웹페이지까지 빌드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깃허브 레포지토리의 README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데스크탑 앱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본 대회 이름이 오픈소스 대회인 만큼, README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는 것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킨다는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대회의 취지와도 굉장히 잘 맞았다. 그와 더불어 자연어 기반의 AI 모델이 각광받는 시기였고, 마침 우리 팀의 AI 엔지니어는 단언컨데 석사 수준의 인력 중에서는 정점의 실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팀의 초기 예상을 초월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Github Repository 링크를 텍스트박스에 입력만 하면 README 생성이 시작되었고, 소켓 통신을 통해 README 생성 과정을 실시간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생성된 README 파일은 굉장히 그럴싸해보였고 실제로 레포지토리의 소스코드와 연관있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금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본 활동은 무언가를 배우는 활동이었다기 보다는, 실력과 인맥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내가 일궈온 것들로 하나의 성과를 이뤄내는 과정이었다. 그만큼 의미있는 활동이었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여담으로, 해당 대회의 시상식에서 아는 사람을 무려 2명이나 만났다. 한 명은 SW마에스트로 활동 시절 타 팀에서 팀장으로 활동하던 나와 동갑인 사람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시상식 장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웬 군복을 입은 사람이 날 뚫어져라 쳐다봤다. 애써 무시하려다가 너무 쳐다보길래 나도 쳐다봤는데 무척이나 익숙한 얼굴이었다. 누구인지 떠올리던 도중 그 사람이 먼저 “혹시 여준님?” 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 순간 SW마에스트로에서 만났던 그 분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알고보니 군에서 진행하는 SW대회에서 입상하여 군복을 입은채 나와 똑같이 코엑스 시상식장에 방문하게 된 것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고도 반가워서 계속 얘기를 나누었고, 알고보니 그 분은 SW개발병으로 4학년 때 뒤늦게 입대한 것이었다. 요즘은 국방부에서 Flutter를 사용한다는 둥, 나는 백엔드 개발자인데 모바일 개발을 시키길래 Flutter를 공부하고 있다는 둥 다양한 소식들을 들었다. 주요 기술 스택에 상관 없이 개발을 시킨다는 것은 그렇다 치고 플러터가 이젠 국방부에서도 사용된다니 참 신기했다. 그러다가 리허설 시간이 되어 급히 헤어졌는데 그 뒤로 결국 인사도 못하고 그대로 시상식 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 날은 별다른 인사 없이 헤어졌지만 뭔가 훗날 어디서 또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SW마에스트로 활동에서 인맥을 한 명이라도 넓혀놓은 것이 정말 의미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또 한 명 아는 사람을 더 만났는데, 바로 앞서 기술한 SW중심대학 공동해커톤에 참가했던 팀원 중 한명이다. 나와 같이 모바일 개발을 맡았던 인원인데, 이번에는 학교 동기들과 함께 해당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보였다. 시상식 장에서 알아보고 서로 짧은 인사를 건네었다. 아무래도 3일 온라인으로 만나고 하루 밥먹은 사이다보니 어색할 수 있었지만, 굉장히 즐겁게 개발한 경험 때문에 별 거리낌 없이 인사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서로 어색한 듯이 인사를 주고 받았지만 추후 SNS를 통해 반가웠다며 한 번 더 인사를 주고 받았다.

지금까지 일궈온 실력과 인맥을 통해 하나의 성과를 이뤄냄과 동시에, 시상식 장에서 그동안의 발자취를 함께했던 옛 인맥들까지 만나니 참 기분이 묘하고 뿌듯했다. 결국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은 미래에도 결코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 나와 함께 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과연 어떤 곳에서 어떤 추억과 재회하게 될지 기대된다!


카카오 블라인드 채용

나는 군대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 총 3년 동안 카카오 코딩테스트에 응시하였다. 처음 2번은 나 혼자 시간을 맞춰놓고 코딩테스트 기출을 푸는 것이었고, 올해 처음으로 실제 시험에 응시하여 코딩테스트를 치뤘다.

따로 블로그에 코딩테스트 후기와 면접 후기를 올렸던 것과 같이, 나는 1차와 2차 코딩테스트를 통과하고 기술 면접까지 통과하였다. 그런데 최종 면접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1차 코딩테스트를 통과했을 때는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이 전에도 1차 코딩테스트는 항상 합격선에 근접했었고, 아직 2차 코딩테스트와 2번의 면접이 남았기 때문에 카카오는 여전히 나에게 먼 기업이었다.

그런데 2차 코딩테스트까지 붙었을 때에는 조금 달랐다. 2차 코테의 준비 과정은 꽤 험난했는데, 앞서 기술한 SW마이스터고 연합해커톤 이후 바로 2차 코딩테스트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해커톤 멘토 활동을 진행하면서 짬짬이 코테 대비를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1차 코딩테스트는 3년 동안의 경험이 있었지만 2차 코딩테스트는 경험이 전무했다. 심지어 그동안 C++로 코테를 풀던 나에게 Python 사용이 반강제 되었기 때문에 언어 학습에도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기출 문제를 풀어보았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고,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2차 코테를 응시하게 되었다. 2차 코테는 무려 7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행되었는데, 시험이 진행되는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1점이라도 점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코드를 제출했었다. 시험이 끝나고 난 뒤 두통이 발생할 정도로 지쳤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2차 코딩테스트를 커트라인보다 꽤 넉넉히 통과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후에 있는 1차 기술 면접까지 통과하게 되었다. 기술 면접 또한 나에게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내 느낌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였는데 합격하여 꽤 놀랐다. 거기까지 도달하니 내 마음의 절반 이상은 이미 카카오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되어있었다. 그 때 머릿속의 내 모습은 당장 2학기 기말고사를 공부해야하는 3학년 학부생이 아닌 대기업 안드로이드 개발자였다.

그런데 최종 인성 면접에서 탈락했다. 내 성향이 카카오핏과 맞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졸업자가 아니어서인지, 떨어진 이유는 불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었고, 멘탈에 예상대로 꽤 큰 타격이 왔다는 것이다. 약 2주 동안 나는 분명 카카오 개발자였건만, 단 한 순간에 당장 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치뤄야하는 3학년 학부생으로 돌아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심지어 카카오 면접과 공개SW 개발자 대회와 인턴십을 병행한 탓인지 학부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었고, 카카오 최종 탈락을 겪고 멘탈이 나가 더욱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일주일 정도 방황한 후 벼락치기 공부를 시작했지만, 역대 최하 성적을 받게 되었다. 역대 최하 성적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는 상위권 성적이지만, 내 스스로 시험에 응시하기 직전까지 공부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학기였다.

내 블로그 포스트를 보면 1차 기술 면접 후기까지만 남아있고, 최종 탈락한 2차 인성 면접에 대한 후기는 올라와있지 않다. 사실 해당 후기는 비공개 글로 작성되었다. 최종 면접 때 후회되었던 일과 내가 생각하는 부족한 점들을 길게 나열해 적어놓았는데, 공개하기에는 낯 부끄럽기도 하고 적절하지도 않아 비공개로 두었다. 해당 후기를 적은 열심히 적은 이후로 아직 그 글을 다시 확인한 적은 없다. 언젠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후기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카카오 블라인드 채용은 나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다. 코딩테스트는 물론이고 기술 면접과 인성 면접까지 모두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비슷한 채용 프로세스를 겪게 된다면 기업과 상관없이 훨씬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카카오 개발자가 아닌 대학교 학부 4학년으로 내년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막상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인정하니 슬픔이 싹 가셨다. 내년에 더 화이팅해서 카카오에 복수하든 더 좋은 기업을 가던 해야겠다!


대학교 3학년

위에 기술한 모든 활동들을 모두 학업과 병행하면서 수행했다. 그것도 매 학기 22학점 풀학점으로 말이다… 사실 2학년까지는 별 다른 공부없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지만, 3학년 부터는 아니었다. 필요 이상으로 깊게 배우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거의 낙제를 받는 수준이었다.

2학기에는 팀프로젝트를 무려 3개나 진행하게 되었는데 전부 다 내가 팀장을 맡게 되었다. 물론 자발적으로 맡은 것이었다. 이제 팀프로젝트는 내가 팀장을 맡아 내가 일정을 직접짜고 기획을 다듬는 것이 더 편하고 효율이 좋았다. 한 해 동안 팀장 일이 이렇게나 익숙해진 내 모습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

또 하나 뿌듯한 점은 이렇게 올해를 풀학점으로 무사히 넘긴 덕에 내년 4학년을 조금 편하게 보내고 취준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드디어 졸업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빨리 졸업하고 싶다!


마치며

올해는 본문 길이만큼이나 정말 길고도 알찬 한 해였다. 앞으로의 삶에서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변화를 겪은 해가 찾아올까 싶다. 많은 도전을 통해 많은 것을 이뤄낸 2022년의 나 자신을 진심으로 칭찬해주고 싶고 이를 바탕으로 2023년에는 꼭 결실을 맽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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